[이슈+] '구조조정 사각지대' 대학원 1200개 난립…고학력실업 방치

입력 2015-04-14 09:36   수정 2015-04-15 07:04

[ 김봉구 기자 ] 대학원이 ‘구조조정 사각지대’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학(학부)과 달리 대학원은 도리어 1200여개로 늘어났다. 학비는 비싼데 석·박사학위를 따도 사회 진출이 여의치 않아 ‘고학력 실업’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황희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원생의 눈물- 고액등록금과 갑을관계의 사각지대, 대학원을 말하다’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 200개 학부 '구조조정' vs 1200개 대학원 자유방임

황 연구원은 “대학원(대학원대학 포함)은 1995~2005년 10년간 무려 630곳이 신설되는 등 계속 늘어나 전국적으로 1209개(2014년 기준)에 달한다”면서 “2005년 이후 대학 숫자는 감소한 반면 대학원은 이 기간에도 계속 증가했다. 대학원생이 33만872명까지 늘어나 전체 학생 수 대비 대학원생 비중도 10.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대학원의 양적 팽창은 고급인력에 대한 사회적 수요, 대학교육 대중화 등의 요인 외에도 △규모 경쟁에 치중해온 국내 대학의 운영 양태 △대학원대학, 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대학원 기능과 ??다양화 및 정원 자율화 정책 등이 원인으로 제시됐다.

입학자원 급감으로 인한 대학구조조정과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면서 학부 입학정원을 1.5명 줄이면 일반대학원 정원을 1명 늘릴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영향을 끼쳤다.

◆ 사립 전문대학원 석사 '연간 등록금 1500만원' 육박

대학원 등록금도 크게 올랐다.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2010년 이후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 동결·인하 추세를 보인 것과 정반대다. 2010~2014년 학부 연간 등록금은 국립대 평균 26만원, 사립대 20만원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학원 등록금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26만원, 박사과정 88만원씩 올랐다.

사립 일반대학원 석·박사과정의 경우 2011년 1000만원을 넘어선 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법학·의학전문대학원 등 고액 등록금이 필요한 사립 전문대학원 석사과정(1478만원)은 1500만원에 육박했다.

황 연구원은 “2010년 대비 2014년 학부 등록금은 총액 68억원 가량 감소했으나 대학원 등록금은 866억원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학부는 정부 정책에 따라 등록금 동결 또는 인하 추세였지만, 대신 인상이 자유로운 편인 대학원 등록금 수입을 늘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 "석·박사 갈 데가 없다"… 고학력 워킹푸어 양산 우려

결과적으로 대학들이 학부를 구조조정하면서 대학원 규모는 확대하는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학원을 졸업한 고급 인력의 진로가 마땅치 않다는 점.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주로 채용하는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기관, 기업 연구소 등의 여건이 좋지 않다. 국내 박사보다 해외 유학파를 선호하는 풍토까지 겹쳐 심각한 고학력 실업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연구원은 “대학들이 대학원의 양적 팽창과 등록금 인상에 비해 대학원 교육의 질 관리나 대학원생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는 이렇다 할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대학과 정부는 국가전략 차원에서 대학원 인력 양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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